
현장실습을 총 12월 말 ~ 6월 말 총 6달동안 진행하였습니다. 동아리의 친한 형과 함께 현장실습을 하게 되었는데 큰 결심이 서서 한 일은 아니고, 남은 학기를 버틸 돈이라도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회사는 데이드림랩이라는 회사로, prfl.link라는 서비스를 하는 회사입니다. 스타트업에, 회사분위기도 좋아보였고 무엇보다 다른 회사보다 많은 월급, 그리고 곧 부산대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그땐 회사가 사상에 있었습니다) 지원했습니다.
지원한 인원은 총 5명이었고 그 중 2명만 선발되었는데, 그게 딱 저와 형이었습니다. 당시 카이스트 몰입캠프도 선발이 된 상태여서 고민했는데, 아는사람과 하는 현장실습이 더 재밌을 것 같아서 현장실습을 선택했습니다.
면접
면접때가 벌써 반년전이라 잘 기억은 안나는데, 이력서에 기재된대로 질문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ICPC에서 최우수상을 탔었는데, 대표님도 부산대 컴공 출신에 ICPC도 했던 경험이 있으셔서 그 얘기를 오래 했었습니다. 대표님이 알고리즘에 관심이 많으셔서 카카오 블라인드 코테 합격했던걸 말씀드렸더니 그 얘기로도 한참 이어갔었습니다. 무엇보다 롤 다이아라는 스펙이 꽤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ㅇvㅇ
나뉜 업무
처음엔 프로필링크 서비스를 맡게 될 줄 알았습니다. 애초에 지원할 때도 그런 줄 알았고 이참에 웹 풀스택 공부에 스타트업의 개발과정, 배포를 기대하고 왔었습니다. 하지만 딱 저희가 들어왔을 때 데이드림랩은 다른 회사에서 외주를 받아온 상태였고, 앞으로 인력이 부족할 거라고 느끼셨는지 한명은 프로필링크, 한명은 외주를 맡아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면접 때 역시 지금 외주들어온 일이 있어서 원래 기대했던 일과 달라질 수 있다고 듣긴 했지만 막상 진짜 대면하고 나니 너무 막막했습니다. 무엇보다 형과 저가 하고싶어했던 일이 프로필링크 개발로 겹치면서 결국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나왔습니다. HTML, CSS등 웹의 기초도 모르던 저와 달리 REACT도 써본 경험이 있는 형이었기에 이미 개발이 어느정도 진행된 프로필링크는 형이 맡는게 좋아보였고, 전 외주개발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1인 1프로젝트…?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전 웹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사실 왜 붙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외주팀에서 사수님한테 배워가면서 하나하나 배워가야지’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이건 말씀을 안드렸는데, 당시 회사엔 대표님 1명, 개발자 1명으로 총 2명이 계셨습니다)
처음 입사 1달동안은 크게 주어진 업무가 없었습니다. 제가 맡을만한 외주가 안들어왔기도 하고, 웹을 전혀 모르던 상태니 일단 공부부터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웹공부를 하면서 SLACK API로 패스트캠퍼스 예약기능, 출퇴근 알람기능 같이 조그마한 회사에 도움이 될 법한 것들을 생각해서 만들었습니다.
https://github.com/gusah009/slackSideProject (당시엔 엄청고생했던 플젝… ㅠ)
(원랜 색깔도 있어서 초록색 빨간색으로 표시되는데, 지금은 작동을 안하네요 ㅠㅠ)
그러던 중, 제 인생 첫 업무가 들어왔고 업무를 보고받으면서 전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회사에 계신 개발자 한 분은 이미 다른 프로젝트를 맡고있었기 때문에, 저 혼자 해당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해야 했습니다. 웹도 개발도 아무것도 모르는 현장실습생한테 대기업 외주 프로젝트를 혼자 시킨다고..? 라고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제 첫 회사의 첫 업무인만큼 어떻게든 해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인생 첫 프로젝트를 사수 없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여긴 어디 난 누구
드라마 스타트업을 생각하며 현장실습을 시작했지만, 현실은 드라마 좋좋소와 더 비슷했습니다. (물론 훨씬 상황이나 대우가 좋았습니다) 스타트업만의 열정, 바쁘지만 하고 싶은걸 한다는 자부심 같은 건 온데간데없고 코딩하는 기계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다른 기업에서 앞서 개발한 코드를 받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그쪽 개발자분들은 github이 뭔지도 모르고 있었고, 더 충격적인건 코드상태였습니다. 저 역시 코딩을 잘한다고 절대 말할 수 없지만, 그 코드들은 정말 배운 개발자가 만든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코드였습니다. 더더더 충격적이었던건 진짜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신분들이 비개발자라는 점이었습니다!!!
ㅇOㅇ
사수없는 현장실습생 + 비개발자와 협업 이었지만 크게 멘탈적으로 흔들리진 않았었습니다. 군대에서 이미 훨씬 힘든 일들을 겪을만큼 겪어서인지 ‘이정도도 못해내면 다른곳에선 어떻게 버티냐’하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기능개발이나 버그 의뢰가 오면 재질문을 해야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진행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위에 이미지처럼 다른 개발자분과 제가 소통을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렸습니다. 간단한 질문에도 위처럼 빙빙 돌아가야 했습니다. 거기에 개발환경 역시 문제가 있었는데, 보안상 아주 복잡하고 번거로웠다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한줄 요약: 사수없는 현장실습생 + 비개발자와 협업 + 구조적문제 + 개발환경 문제
오히려 좋아
비록 코드도 엉망이고 개발 환경도 열악했지만 최소한 사람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일은 없었습니다. 대표님도, 개발자님도, 그리고 같이 들어온 현장실습생 동기들도 모두 좋았고 사상에서 부산대로 회사도 옮기면서 출퇴근시간도 짧아졌습니다. (1분이면 도착)
무엇보다 제 인생 첫 프로젝트였기때문에 망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더 몰입할 수 있었고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겨울방학 현장실습 끝!
쓰다보니 너무 길어진 것 같습니다… 크게 불평은 안하고 다녔었는데 하고싶었던 얘기가 제 무의식속에 많이 남아있었던것 같습니다. 아무튼 제 첫 프로젝트는 나쁘지않게 진행되었고 겨울방학 현장실습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지성 정현모는 1학기에 연장 현장실습을 신청하게 되는데…

